1. 비만 인생 30년
태어날 때는 3kg의 평범한 아기였습니다. 하지만 태생이 느긋하고 활동적이지 않았고, 걷기 전에 기는 과정도 건너뛰었다고 합니다. 통통한 허벅지는 유치원 사진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으며, 허벅지 사이에 공간이 있는 느낌이 무엇인지 모른 채 청바지의 허벅지 부분이 헤지고 기워입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는 항상 키-100이 몸무게였으니 보통~과체중의 평범(?)한 어린이였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키가 더는 자라지 않게 되면서부터 문제는 심각해지기 시작합니다. 163.8cm의 평범한 키로 뼈의 성장은 마무리되었고, 살의 성장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키를 추월한 몸무게는 과체중을 지나 비만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시작한 10년간의 유학 생활을 통해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 속에서 80kg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항상 즐겁게 먹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덴마크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등 시즌마다 유행하는 온갖 종류의 다이어트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평균 75 kg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살을 빼고 다시 찌기를 반복하는 10대와 20대를 보냈습니다. 다른 어느 것보다 먹는 즐거움이 중요하고 행복을 좌우하는 성향인 저는, "행복한 돼지"를 지향하며 어느새 만으로도 29세가 됩니다.
2. 다이어트 결심
여느 때와 같이 맛있는 식당을 찾아다니는 것이 일상인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사촌 동생이 3달 만에 10kg을 감량하고 나타납니다. 같은 통통족이라고 생각했던 동생이 몰라보게 달라진 것을 보고 언니들이 해줬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나이 들면 열심히 운동하고 똑같이 덜 먹어도 살이 안 빠져"
언니들만 해준 이야기도 아니고, 한두 번 들은 말도 물론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나도 늦기 전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디어 들게 됩니다.
3. 목표 설정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누구나 목표 지점을 설정합니다. 저의 목표는 "프리사이즈 입기"였습니다. 프리사이즈가 절대 Free 하지 않은 사이즈인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과체중 때까지 프리사이즈의 원피스는 그래도 입을 수 있었지만, 비만이 된 후로 프리사이즈는 저에게 더는 입을 수 있는 옷이 아니었습니다. 거리를 지나가다 만나는 예쁜 옷들은 말 그대로 아이쇼핑만 했습니다. 몇 kg의 숫자가 아니라, 입어보지 않고 옷 사기를 목표로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4. 다이어트 시작
제 머릿속에는 이미 차곡차곡 쌓아놓은 다이어트 지식이 있었고, 해야 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은 헷갈리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대로 진행만 하면 되는, 이론적으로는 아주 쉬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먹는 즐거움으로 살아오는 것이 익숙했던 저는 당연히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대세인 먹방을 이해 못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내가 먹으면 얼마나 행복한데 남이 먹는 것을 보고 무엇이 즐겁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백 퍼센트 이해합니다. 내가 먹지 못하는 음식을 먹방을 보면서 해소하게 된 것입니다. 배고픔이 너무 심한 밤에는 먹방을 연속으로 5개 보고 대리 만족하며 잠들기도 하였습니다.
5. 목표 달성
명확한 동기를 가지고 시작한 다이어트를 통해 약 3개월 후 다시 프리사이즈의 원피스를 입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개월이 더 지난 5개월 후에는 설정한 목표인 입어보지 않고 옷 사기가 가능하였습니다. 숫자상으로는 총 20kg의 감량을 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산 중간 사이즈의 바지가 맞던 첫날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6. 유지어터
다이어트 성공 후 2년 안에 요요가 올 확률은 90%가 넘는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감량 성공 2개월 차의 새내기입니다. 아직은 잘 유지하고 있으나, 언제든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지어터로 살아가는 방법을 이곳에 남기며 나 자신을 다지려고 합니다. 나아가 유지하는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건강한 삶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실제로 회사의 제가 속한 팀에서도 매일 제가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자극받았다며 같이 다이어트를 하게 된 분들이 다수 계십니다. 선한 영향력, 건강한 영향력이 더 멀리 퍼지기를 바라며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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