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면 좋은 점 6가지
1. 몸이 가볍다.
과체중의 몸을 가지고 살아가는 일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어쩌다 바닥에 앉기라도 하면 일어날 때 "영차" 혹은 "으샤"를 꼭 외쳐줘야 합니다. 우리가 몸을 움직일 때는 자신의 체중을 옮기는 것과 같기 때문에, 물 뜨러 가는 길조차도 그만큼의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실제로 체중이 줄어들면서 몸이 점차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나는 것에 추가적인 힘이나 반동이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다이어트하기 전까지는 고등학교 때 발목이 깨끗하게 낫지 않고 고질병처럼 약간은 불편한 상태로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0kg 이상 감량하면서부터는 어느샌가 발목이 더는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침대에서 내려오면 늘 시큰하게 아팠던 발목인데,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것을 문득 깨달은 것입니다.
강아지와 산책을 할 때도 강아지가 달리고 싶어 하면 얼마든지 같이 달려줄 수 있습니다. 몸이 가벼우니 강아지가 급발진하거나 급제동해도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은 덤으로 생겼습니다.
2. 옷을 골라서 입을 수 있다.
저에게 어울리는 옷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맞는 옷 중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찾는 것이 쇼핑이었습니다. 흔히 '보세'라고 부르는 길거리 옷가게에서는 제가 입을 수 있는 옷은 기껏해야 어디서든 살 수 있는 박스티뿐이었습니다. 친구들과 길을 가다가 전시되어있는 옷을 보고 "어머 예쁘다" 다 같이 옷가게로 들어갑니다. 구경하다 보면 하나둘 맘에 드는 옷을 발견하고 입어보기도 하고, 구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곳에 66 이상을 위한 옷은 없습니다.
이제는 길거리 가게든 인터넷 쇼핑몰이든 어디에서나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를 수 있습니다. 루즈하지 못하게 입었던 루즈핏의 옷들을 진정한 루즈핏으로 입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통통한 발로 예쁘게 신을 수 없던 플랫슈즈도 신발장에 들여놓았습니다. 종아리가 들어가지 않아 착용도 못 해봤던 롱부츠를 올가을에는 생애 처음으로 장만할 예정입니다.
3. 이목구비가 뚜렷해진다.
거울을 볼 땐 잘 모르지만, 사진을 통해 본 저의 얼굴에는 여백의 미가 있었습니다. 보정 앱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여백을 감당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더불어 두 개가 된 턱은 조금이라도 밑에서 사진이 찍히거나 옆모습인 경우 도드라지기 때문에 그 상태 그대로는 SNS에 업로드는커녕 누구한테 보내줄 수도 없었습니다.
다이어트를 진행하면서 숨어있던 턱선과 콧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커진 눈은 덤이고, 심지어 손가락도 가늘어졌습니다. 곧게 편 손가락을 모아도 그 손가락들 사이에 빈 곳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사실은 지금도 볼 때마다 신기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4. 덩치가 작아진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생활이 편해진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짚고 싶었습니다. 지하철에서 어떻게 하면 옆 사람에게 닿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등받이에 기대지 않고 기울여 앉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이어트 후, 이제는 남자 두 명 사이에 앉아도 편하게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좁은 식당에서는 앉아있던 사람이 의자를 더 당겨주거나 일어나지 않아도 됩니다. 골목길이나 주차장의 세워져 있는 차 사이도 웬만하면 지나갈 수 있습니다. 빙 둘러가지 않아도 되는 뿌듯함이 소소한 기쁨으로 돌아옵니다.
5. 가족들이 좋아한다.
내가 건강하면 누구보다 좋아할 사람은 바로 나의 가족일 것입니다. 우리 가족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이어트를 할 때는 무엇보다 함께 사는 사람의 협조가 중요합니다. 다섯 명 중 늘 유일한 과체중이었던 저의 다이어트를 바라던 가족들은 물심양면으로 저의 결심과 실행을 도와줬습니다. 그리고 원하던 체중감량을 달성한 지금, 저 자신보다도 가족들이 더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합니다.
6. 자신감이 생긴다.
원래도 자존감이 낮거나 남의 눈치를 보는 성격은 아니지만, 이런 저도 과체중인 몸까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가 보통의 사람들 속에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다는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새로운 곳에 가도 전보다 조금 더 당당한 자세를 취하고, 심적으로 조금은 더 안정적으로 된 것을 느낍니다.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살 빼면 좋은 점을 나열해보았습니다. 하나씩 줄 세워보아도 생각보다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살 빼기 전과 후를 비교한다면 확실히 후가 기분이 좋습니다.
남이 아닌 나를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또다시 나를 위해 유지어터가 되었습니다. 1일 1운동을 꼬박꼬박 지키며 절식하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 힘들지만 지켜나갈 것입니다. 건강한 30대를 위하여!